짧은 시

가을이 앉았다 / 정숙희

주선화 2008. 2. 2. 11:13

가을이 앉았다 / 정숙희

문득 그리움
한 페이지 또 한 페이지 바라보다
빨간 신호등 앞에서 숨을 고른다

가을 몰래 논빼미에 앉았다

여름 햇살은 영글지 못한 벼 이삭 끝에 매달려 흔들리고
내 마음도 따라 흔들린다

생각이 여름 해보다 길다

 

 

마산 카톨릭교구청 제 1회 신인상 작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