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시 추천 100
광야 / 이육사
주선화
2008. 2. 4. 13:28
광야 / 이육사
까마득한 날에
하늘이 처음 열리고
어디 닭 우는 소리 들렸으랴
모든 산맥들이
바다를 연모해 휘달릴 때도
차마 이곳을 범하진 못하였으리라
끊임없는 光陰광음을
부지런한 계절이 피어선 지고
큰 강물이 비로소 길을 열었다
지금 눈 내리고
매화 향기 홀로 아득하니
내 여기 가난한 노래의 씨를 뿌려라
다시 千古천고의 뒤에
백마 타고 오는 초인이 있어
이 광야에서 목놓아 부르게 하리라 <1939년>
* 시집 한 권으로 현대시 100년에 길이 많을 시인이 많다
김소월과 한용운과 김영랑이 그렇다
이육사! 그의 이름앞에는 수식어가 따라 다닌다
지사, 독립투사, 혁명가, 아나키스트, 테러리스트, 의열단 단원...
1928년 조선은행 대구지점 폭파계획을 세웠으나 사전에 발각되어 수감되었을
때 수인번호가 264(혹은 64) 이를 "대륙의 역사"라는 뜻의 한자 陸史육사로
바뀌었다고 한다 북경 감옥에서 40세의 나이로 옥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