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 드는 시

이슬처럼 / 황선하

주선화 2008. 3. 20. 15:30

 

 

이슬처럼 / 황선하

 

 

길가

풀잎에 맺힌

이슬처럼 살고 싶다.

수없이 밟히우는 자의

멍든 아픔 때문에

밤을 지새우고도

아침 햇살에

천진스레 반짝거리는

이슬처럼 살고 싶다

한숨과

노여움은

스치는 바람으로

다독거리고

용서하며

사랑하며

욕심없이

한 세상 살다가

죽음도

크나큰 은혜로 받아들여,

흔적없이

증발하는

이슬처럼 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