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선화 2009. 6. 14. 15:20

채송화 / 송찬호

 

 

이 책은 소인국 이야기이다

 

이 책을 읽을 땐 쪼그려 앉아야 한다

 

책 속 소인국으로 건너가는 배는 오로지 버려진 구

두 한 짝

 

깨진 조각 거울이 그곳의 가장 큰 호수

 

고양이는 고양이 수염으로 알록달록 포도시만 한

주석을 달고

 

비둘기는 비둘기 똥으로 헌사를 남겼다

 

물뿌리개 하나로 뜨락과 울타리

 

모두 적실 수 있는 작은 영토

 

나의 책에 채송화가 피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