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상

현대시학 신인상

주선화 2009. 12. 3. 15:56

월요일 생각 / 정시마

 

 

너희 집 화분에는 꽃이 피니

응, 행복한 우리 집 암술 수술들

 

벗어던진 삼각팬티들이 오징어 대가리처럼 널브러져 있어

나는 빨랫줄에 삼푸 스프레이 냄새를 걸어두지

냉장고 속에서도 와인 코르크 마개를 왜 그리 깊숙이 박혀 있는지

 

감청빛 소파는 언제나 월요일

플라스틱 화분에서 도자가 화분으로 옮긴 꽃은 살아 있니

응,

 

낙지같은 양말들 꼬물거리고

나는 성탄의 밤을 기억하려 애쓰지

 

티브이는 지겨워

불륜 이야기 뜨거운 만큼 판치는

영화 채널

낙타 사내와 박쥐 여자가 엉커 채널 일흔 두 개 모두 돌려먹지

 

기형의 시간만 남기는 월요일 금간 화분들을 내다버려야겠어

더 이상 당신의 정물이 될 수 없는 암술 수술들

우리집 화분에는 꽃이 피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