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미 있는 시

아내는 안해다 / 오탁번

주선화 2010. 12. 21. 11:25

아내는 안해다 / 오탁번

 

 

토박이말사전에서 어원을 찾아보면

 '아내'는 집안에 있는 해라서

 '안해' 란다

 과연 그럴까?

 화장실에서 큰거하고 나서

 화장지 다 떨어졌을 때

 화장지 달라면서

 소리쳐 부를 수 있는 사람,

 틀니 빼놓은 물컵을

 숨기지 않아도 되는,

 생일 선물 사줘도

 눈꼽만큼도 좋아하지 않는

 그냥 그런 사람.

 있어도 되고

 없으면 더 좋을 그런 사람인데

 집안에 있는 해라고?

 천만의 말씀!

 어쩌다 젊은 시절 떠올라

 이불 속에서 슬쩍 건드리면

 ─ 안 해!

 하품 섞어 내뱉는 내 아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