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

2011 조선일보 신춘문예 동시 당선작

주선화 2011. 1. 1. 13:01

살구꽃 향기 / 유금옥

 

 

민지는 신체장애 3급입니다

순희는 지체장애 2급입니다

우리반 다른 친구들은 모두 정상입니다

 

민지가 바지에 똥을 싸면

순희가 얼른, 화장실로 데려가

똥 덩어리를 치우고 닦아 줍니다

 

다른 친구들은 코를 막고

교실에서 킥킥 웃고 있을 때

 

순희가 민지를 업고

가늘고 긴 ㅡ 복도를 걸어올 때

 

유리창 밖 살구나무가

얼른, 꽃향기를 뿌려줍니다

 

살구나무도 신체장애 1급입니다

따뜻한 햇볕과 바람이 달려와

꽃 피우는 걸 도와주었습니다

 

 

* 1953년 강릉 출생

왕산 초등학교 도서관 사서

2004년 현대시학 신인상

 

* 심사 : 이준관 아동문학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