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선화 2011. 1. 27. 11:38

속 / 임효림

 

 

햇볕에 그을린 저 바윗돌도

껍질을 벗기면 순결한 속살이 있다

 

그 속살에는 천둥소리도 들린다

천둥소리에는 도랑물도 흐른다

 

 

 

나를 그리워하는 까닭에

 

 

이 밤

차갑게 뜬 달이 저렇게까지 아름다운 것은

아마도 그대가 나를 못 잊어 그리워하는 까닭일 것입니다

 

사람들의 발길이 끊어진 지금

산골 물소리가 저렇게까지 내 마음을 흔드는 것도

여전히 그대가 나를 사무치게 그리워하는 까닭일 것입니다

 

계절이 깊어가는 이 밤에

내가 이토록 잠을 이루지 목하는 것도

순전히 그대가 나를 너무나 그리워하는 그 까닭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