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 드는 시

동백에 들다 / 문현미

주선화 2012. 2. 27. 11:51

동백에 들다 / 문현미

 

 

불현듯,

눈발 흩날리는 서늘한 그날에

 

겨울 길목을 건너 온 청빛 바람이

빠른 십육분음표를 찍고 있다

 

첫사랑 풋풋한 속살에

환한 통증이 느린 음조로 번지고

 

순님이 핏방울 움찔거리며 뜨겁게

바투바투 조바심을 내는데

 

목젖 타오르는 어느 눈 먼 순간에

모두었던 속울음 마자막 고백처럼 쏟아낸다

 

먼저 사랑하고

목숨의 결대로 끝까지 사랑하라!고

 

가장 빛날 때 툭 ㅡ 내려놓는

쓸쓸하게 찬란한

 

붉은 소멸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