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
주민등록증 / 이우걸
주선화
2013. 4. 9. 11:44
주민등록증 / 이우걸
가느다란 가지 끝에 새처럼 앉아 있었다
가지들 흔들릴 때면 옮겨가며 앉아 있었다
옮겨간 그 가지마다 너는 나와 함께 있었다
이제 남은 반백과 희미해진 지문 앞에서,
손 흔들 사이도 없이 빠져나간 시간 앞에서,
나라고 외치는 너를 물끄러미 바라본다,
지상에서 나의 기거를 증명해온 기록이여
숨 가프게 달려온 내 삶의 향방이여
수십 번 넘어지면서도 웃고 있는 얼굴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