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 드는 시

거미 / 김선우

주선화 2015. 10. 20. 12:13

거미 / 김선우

 

새벽잠 들려는데 이마가 간질거려

사박사박 소금발 디디듯 익숙한 느낌

더듬어 보니, 그다

 

무거운 나를 이고 살아주는

천장의 어디쯤에

보이지 않는 실끈의 뿌리를 심은 걸까

 

나의 어디쯤에 발 딛고 싶어하는지

알 수 없지만

그의 발은 혼처럼 가볍고

가벼움이 나를 흔들어

아득한 태풍이 시작되곤 하였다

 

내 이마를 건너가는 가여운 사람아

오늘밤 기꺼이 너에게 묶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