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춘문예

2016년 신춘문에(부산일보)

주선화 2016. 1. 9. 11:00

큐브 / 강기화

 

 

면을 돌린다

네 개의 뿔을 가진 성난 눈초리

다가갈 수 없는 모서리

익숙하지 않은 경계

 

 

면을 돌린다

반듯하게 줄을 긋는

곧은 대답

전설처럼 등지고 있는 벽

위로받을 수 없는

네모의 의혹은 커지고

수상한 귀퉁이의 각은 증명한다

 

면을 돌린다

중앙을 공격한다

눈을 뜬다

놀이가 된 모형

일정한 방향으로

서로 맞춘다

 

다시 면을 돌린다

갇혔다가 풀려나는

매혹을 느끼며

활기차게 뛰어든다

 

비즈니스센터의

저녁 창문은

퍼즐의 공식

밀폐된 면과 면이

독기를 띠며

부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