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미 있는 시
1초 혹은 2초 사이를 지나가는 태풍/ 정숙자
주선화
2018. 11. 20. 10:55
1초 혹은 2초 사이를 지나가는 태풍
정숙자
차근차근 토막낸다. 맨 먼저 심장을, 그리고 머리를, 손발을, 시
력과 목소리를 맥박이 서늘한 가슴에 묻는다. 이 땅에 들어박힐
해골 하나 추켜들고 느릿느릿 걷는다. 누군가, 내가 잠든 사이
목 졸라줄 필요도 없다. 죽어가는 나, 이미 죽어버린 나, 다시
살아날 가망 없는 나, 아무도 무서워 하지 않는 나, - 나의 대명
사는 인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