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

너라는 비밀번호 / 정명숙(2021년 서울신문 시조 신춘문예 당선작)

주선화 2021. 1. 7. 09:46

너라는 비밀번호

 

ㅡ 정명숙(정상미)

 

 

너를 열 땐 언제나 처음부터 진땀이 나

쳇바퀴 다람쥐처럼 단서들을 되짚는다

비밀은 물음표 앞에

굳게 닫혀 덧댄 빗장

 

하루에도 여러 번씩 바뀌는 네 취향은

여기저기 흩어놓은 서투름과 내통해도

자물쇠 가슴에 숨어

드러나지 않는다

 

네 날씨 풀어내려 구름 표정 살펴보다

숨겨둔 꽃대라도 찾아낼 수 있을까

불현듯 네가 열린다

꽃숭어리 활짝 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