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한번 읽어 보는 시
물망초 횟집 / 박문희
주선화
2021. 2. 19. 09:24
물망초 횟집
ㅡ 박문희
어르신들 입맛 없으시면 우리 가게 오세요
따뜻한 밥 한 끼 대접할게요
유채 향 코끝에 스치는
남지읍 남지강변길 112에
물망초 횟집 사장님이 건네는 말이다
새벽 3시 남들 다 잠든 시간 새벽 어판장에서
싱싱한 횟감을 공수해 오던 그녀
어려울 때 같이 살아야 한다며
이웃의 고민도 웅어 향어 회 치듯 얄팍얄팍
맛깔나게 썰어낸다
젊어 나도 잘나갔다며 툼벙툼벙
썰어 넣는 그녀의 웃음은 늘 고향 집 마당같이
환하다
모래 한 웅큼 먹어야 시집갈 수 있다는
낙동강가에 자리한 남지
유채꽃 필 그 무렵 그곳에 가면
물망초 횟집 김숙이 사장이 끓이는 도다리 쑥국
한 그릇 먹어 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