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 드는 시
곁 / 성선경
주선화
2021. 5. 9. 11:28
곁
ㅡ 성선경
새 한 마리 나뭇가지에 앉았다
가지가 곁을 주었다
아주 조금 휘어청했다
나비가 장다리꽃에 앉았다
꽃빛이 잠시 환해졌다
곁을 준다는 것은
마음의 한 자락을 내 준다는 것
그만큼 내가 넓어지는 것
가지가 휘어청 흔들리면
금세 따뜻해지는 눈
곁을 주고 싶다는 말
마음이 가 닿았다는 말
잠깐 내 한 팔을 내주고 싶다는 말
나의 곁, 하고 입술을 달싹이자
내 마음이 따라 휘어청
까치집 곁에 달이 환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