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 드는 시

도마와 침대 사이 / 조은길

주선화 2021. 8. 24. 15:57

도마와 침대 사이

 

ㅡ 조은길

 

 

조용히 등을 돌리고

옷을 홀랑 벗기거나

마구 주물럭대거나

속을 확 뒤집거나

오독오독 쥐어뜯거나

잘근잘근 난도질하거나

달달 볶거나

펄펄 끓는 물속에 집어넣거나

꼬챙이를 쑤셔 박거나

아무도 끼어들지 않았다

도마와 침대 사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