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 드는 시

종암동 / 박준

주선화 2021. 11. 22. 09:54

종암동

 

ㅡ박준

 

 

좀처럼 외출을 하지 않는 아버지가

어느 날 내 집 앞에 와 계셨다

 

현관에 들어선 아버지는

무슨 말을 하려다 말고 눈물부터 흘렸다

 

왜 우시냐고 물으니

사십 년 전 종암동 개천가에 홀로 살던

할아버지 냄새가 풍겨와 반가워서 그런다고 했다

 

아버지가 아버지, 하고 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