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 드는 시

칠점무당벌레 / 송찬호

주선화 2022. 5. 25. 10:23

칠점무당벌레

 

ㅡ송찬호

 

 

우리 집은 그냥

무당벌레 집이라고 하면

편지가 안 와요

 

우리 집은

지붕은 빨갛고

지붕에 일곱 개 까만 점이 있는

 

감자잎 뒤에 사는

칠점무당벌레 집이라고 해야

편지가 와요

 

 

 

민들레

 

ㅡ신용목

 

 

가장 높은 곳에 보푸라기 깃을 단다

오직 사랑은

내 몸을 비워 그대에게 날아가는 일

외로운 정수리에 날개를 단다

 

먼지도

솜털도 아니게

 

그것이 아니면 흩어져버리려고

그것이 아니면 부서져버리려고

 

누군가 나를 참수한다 해도

 

모가지를 가져가지는 못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