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 드는 시
나는 이 이야기를 나의 머랭 선생님에게 해 주었다 / 김륭
주선화
2022. 7. 26. 17:32
나는 이 이야기를 나의 머랭 선생님에게 해 주었다
-김륭
좀 많이 늦었지만
결혼을 한 번 해야 할 것 같은
여자를 만났다
기뻤다 운명 같아서, 이 운명이
지옥과 천국을 자주 오가다 길을 잃어버릴 때까지만
살자, 한 번 더 기뻤다
내 꿈은 머랭, 닭과 무슨 관계가 있을 것 같아서
머쓱하게 웃었다 여자가 따라 웃었다
설탕과 달걀흰자는 많이 친한 것 같다는
이야기를 해 주고 싶었지만
좀 민망했다
그녀는 웃음을 목에 걸고 다니는 것 같고
나는 웃는 얼굴을 만져 본 적이 없다
손만 잡고라도 잤으면 한다
잠깐 실례할게요
나는 그녀의 하얗고 가느다란 목을 잘라
호주머니에 넣는다
화장실 거울 앞에서
닭이 된 나는 그녀의 웃음을 빈 호리병처럼 기울여서
나의 친애하는머랭 선생님을 소개시켜 주기
참 좋은 날씨라고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