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 드는 시
너는 풍경이 되어 / 서연우
주선화
2023. 12. 8. 10:16
너는 풍경이 되어
-서연우
네가 가는 곳으로 나는 달려간다
수신인이 없어 등기우편을 우체국에 보관한다는 스티커가 현관문에 붙어 있다 스티커에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는 건 없다 네 것이고 네 것이 아닌 것에도 너는 나를 끌고 간다
너는 뭘까
토요일이다 연락 달라는 번호로 전화를 건다 월요일에 가까운 우체국에 가져다 놓을 테니 찾아가세요에 너는 잃어버리면 안 된다며 있던 자리 다시 붙인 스티커처럼 현관문에 앉아 있다 월요일이 기다리는 문을 안으로 잠근다
너는 뭘까
일요일의 다음 날이다 너는 전화로 온다 아침을 먹자마자 가까운 우체국으로 갔고 택기 기사가 대신 찾아 준 등기우편 속에는 현금 만원이 있다 돌아온 택시 요금이 만원이다
웃는다. 창밖에 산벚꽃이 활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