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한번 읽어 보는 시

순창시장 참기름 집 (시집 제목) / 오진엽

주선화 2024. 7. 25. 12:54

순창시장 참기름 집 (외 1편)

 

-오진엽

 

 

시골이라고 국싼이 어디

쎄고 넘친당가

참으로 개꽝스럽네

여기도 이제는 말여

곡식이나 사람도

국싼은 씨가 말랐당께

쭝국산이면 어쩌고

거시기면 어쩌간디

북한산도 통일되면 국싼잉 겨

쩌기 새댁들 보랑께

여기 산골짝은 사람도 절반은

물 건너온 외제랑께

 

땅에서 낫쓰면 다 똑가튼 겨

 

 

 

바지랑대 

 

 

어깨를 짓누르는 빨랫줄

뒤꿈치 땅에 박고 견디면서

때로는 싸낙배기 바람에 

다 내팽개치고

털썩 주저앉고픈 마음

왜 없었을까

 

장딴지 툭툭 볼가지게 버티다

비틀비틀거려도

절대 넘어질 수 없었던 견딤이

이제야 끝났다

 

아버지가 쓰러졌다

 

 

 

* 오진엽 시집  < 순창시장 참기름 집>

ㅡ 삶창시선 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