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

철도원 부부 / 오진엽

주선화 2008. 1. 4. 21:54

철도원 부부/오진엽(전태일문학상 우수)

 

 

철도원 부부 곤히 잠든 젖먹이를 깨우면 부스스 눈 비비며 방긋 웃는 모습 애써 눈 맞추는 엄마 마음은 칙칙 아빠 마음은 폭폭 엄마 아빠처럼 24시간 맞교대 익숙해질 만도 한데 여섯 살 딸내미 그렁그렁한 눈망울 외면한 채 돌아서는 엄마 마음은 칙칙 아빠 마음은 폭폭 철야에 쏟아지는 졸음 사이로 낡은 연립 방 두 칸 낯선 틈바구니 뒤척이는 아이들 모습 떠올리면 야간열차도 엄마 아빠 마음 아는지 칙칙 폭폭 내일은 낮잠 자지 말고 놀아 주마 다짐하지만 새벽열차 밭은 기침소리에 깨어난 충혈된 눈동자는 퇴근하면 어김없이 칙칙 폭폭 코를 고는 우리는 24시간 맞교대 대한민국 철도원 내일이면 또다시 덜컹거리는 몸을 이끌고 칙칙 폭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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