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소화야 능소화야 능소화야 능소화야 / 주선화 길곡 어느 길목에 사는 지인은 능소화가 피면 사람들을 불러모은다 낙동강줄기 그 아랫동네 절벽 위 능소화 가지가 물가까이 뻗어 자꾸만 물에게로 가까이가까이 다가가 손을 잡으러하는 그 모습이 애처럽다 해질녁 능소화 꽃잎은 눈부시게 아름다운데, 어느 해 장마가 .. 초고시작 2010.07.05
탁발 24시의 탁발승/ 주선화 오늘은 어디쯤에서 내 몸을 누이고 탁발을 할까? 팔 한쪽이 굽고 다리도 굽은 남은 팔로 땅을 지탱하며 손바닥을 하늘을 향해 처올린다 부처처럼 한 손을 오므리고 경배하듯 자애로운 미소를 띠며 세상을 통달한 사람처럼 엎드려 고개 박는다 끙끙거리며 다리를 끌고 나무토막.. 초고시작 2010.06.22
감포 감포 새벽 두 시의 감포 앞 바다 불야성이다 수천 수만 마리의 나비떼들 하얗게 앉았다 알제히 날아오른다 한 획을 긋듯 단숨에 올랐다 내려가는 하얀 하얀 하얀 숨죽임 해가 뜨자 수천 수만 마리의 나비떼들 소리없이 사라지는 가을의 감포 앞 바다 초고시작 2009.11.16
겨울 겨울 / 주선화 눈이 오려나 흰 날개 활짝 펴며 날아간다 물속으로 날고 있는 저 기러기 친구하자고, 물속을 콕콕 찍어본다 친구는 날아가고 잔돌위에 앉아 하늘을 본다 눈이 오려나 *2009년 1월 4일 아침에 초고시작 2009.01.04
하동 북천 하동 북천 / 주선화 이쪽에서 보면 꽃 사이로 걷는 이는 군중이지만 저쪽에서 보면 군중이 꽃이다 형형색색의 아름다운 꽃이다 메밀꽃밭은 달빛에 보면 소금 뿌려 놓은듯하다 지만 저쪽에서 보면 별빛이 쏟아져 내린 우물이다 아주 맑고 밝은 우물 양떼구름도 머물고 뭉게구름도 쉬어가는 발자욱조차.. 초고시작 2008.09.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