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 77

사과의 생일 / 최 휘

사과의 생일 -최 휘 아, 찬란해 나는 이 세상 최초의 열매 나로 인해 빨강이 생겨났지 온 힘으로 매달려 중력을 거부해 보았어 거부하느라 얼마나 빨개졌는지 몰라 빨강 전구들이 일제히 불을 켠 양지 언덕 빨강 사과 하나 빨강 사과 둘 빨강 사과 셋 넷 - - - 엄마는 동생을 낳고 햇빛은 사과를 낳고 사과는 빨강을 낳고 저길 봐 세상 모든 사과들이 태어나고 있어 끝없는 빨강들이 태어나고 있어 오늘은 사과의 생일, 다이어리에 이렇게 적을래

동시 2023.1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