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하고 놀기

[스크랩] 소

주선화 2009. 1. 4. 13:36

 

 소 /신달자

 

 

사나운 소 한 마리 몰고

여기까지 왔다

소몰이 끈이 너덜너덜 닳았다

골짝마다 난장 쳤다

손목 휘어지도록 잡아끌고 왔다

뿔이 허공을 치받을 때마다

뼈가 패었다

마음의 뿌리가 잘린 채 다 드러났다

징그럽게 뒤틀리고 꼬였다

생을 패대기쳤다

세월이 소의 귀싸대기를 때려 부렸나

쭈그러진 살 늘어뜨린 채 주저앉았다 넝마같다

핏발 가신 눈 꿈벅이며 이제사 졸리는가

쉿!

잠들라 운명.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출처 : 띠앗 문학회
글쓴이 : 시계꽃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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