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 /신달자
사나운 소 한 마리 몰고
여기까지 왔다
소몰이 끈이 너덜너덜 닳았다
골짝마다 난장 쳤다
손목 휘어지도록 잡아끌고 왔다
뿔이 허공을 치받을 때마다
뼈가 패었다
마음의 뿌리가 잘린 채 다 드러났다
징그럽게 뒤틀리고 꼬였다
생을 패대기쳤다
세월이 소의 귀싸대기를 때려 부렸나
쭈그러진 살 늘어뜨린 채 주저앉았다 넝마같다
핏발 가신 눈 꿈벅이며 이제사 졸리는가
쉿!
잠들라 운명.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출처 : 띠앗 문학회
글쓴이 : 시계꽃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