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 드는 시

머나먼 돌멩이 / 이덕규

주선화 2010. 6. 1. 16:11

  머나먼 돌멩이 /이덕규

 

 

  흘러가는 뭉게구름이라도 한번 베어보겠다는 듯이 깎아지른 절벽 꼭대기에서

  수수억 년 벼르고 벼르던 예각의

  날 선 돌멩이 하나가 한순간, 새카만 계곡 아래 흐르는 물속으로 투신하는 걸 보았네

 

  여기서부터 다시 멀고 험하다네

 

  거센 물살에 떠밀려 치고받히며 만신창이로 구르고 구르다가

  읍내 개울 옆 순댓국밥집 마당에서

  다리 부러진 평상 한 귀퉁이를 다소곳이 떠받들고 앉아 있는 닳고 닳은 몽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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