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줌마, 아내 / 복효근
나 혼자 심심할 것 같다고
병실 바닥에 신문지를 펼쳐놓고
한 봉다리 마늘을 가지고 와선
TV. 보며 마늘을 까는 여자,
배울 만큼 배웠다는 여자가
미간을 찌뿌리고 나가는 간호사는 아랑곳하지 않고
뭐, 어때 하면서 마늘을 깐다
산중에 곰이 제 배설물 냄새로 제 영역을 표시하듯이
그 역한 마늘 냄새는
내 환부에 새겨 넣는 영역 표시 같아서
저 곰 같은 여자의 냄새는
그 어떤 약보다
그 무슨 항생제보다
독하고 또 용할 것도 같아서
제 곁에 내 곁에 백 년 동안은
아무도, 암껏도 얼씬도 못할 것만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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