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 드는 시

오징어 / 무인수

주선화 2011. 6. 18. 14:15

오징어 / 문인수

 

 

억누르고 누른 것이 오징어다.

핏기 싹 가신 것이 마른 오징어다.

냅다, 불 위에 눕는 것이 마른 오징어다.

 

몸을 비트는,

바닥을 짚고 이는 힘.

 

총궐기다

하다못해 욕설이다.

 

잘게 씹어 삼키며

무수한 가닥으로 너를 찢어발기지만

너는, 시간의 질긴 근육이었다.

 

제 모든 형상기억 속으로

그는, 그의 푸른 바다로 갔다.

 

 

 

 

 

 

 

 

'마음에 드는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적멸 / 강연호  (0) 2011.07.06
독수리의 시 / 문정희  (0) 2011.06.21
유도화 긴 잎으로 / 조용미  (0) 2011.05.23
눈에 가득 찬 이름 / 이진명  (0) 2011.05.12
뻘 / 신달자  (1) 2011.04.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