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한번 읽어 보는 시

내포리바다 / 조은길

주선화 2016. 10. 11. 15:26

내포리바다 / 조은길



내포리에서만 사는 내포리 바다는 이마에 청솔 머리띠를

동여매고 면벽선승 같은 섬을 끼고 앉아 억 년을 버틸 자세

다 서로의 자유를 조금씩 방해하고 있는 섬과 바다는 서로에

게 조금씩 눈 흘기며 쓰다듬어주며 정이 든 모양이다 가끔씩

태양이 깜빡 잊어먹기도 하는 내포리 바다 그런 날이면 바다

너머 안개 떼가 몰려와 사방이 두부 속처럼 캄캄해진다 괜찮

괜찮아 등을 쓰다듬어주는 듯 어깨를 주물러 주는 듯 내

포리 바다 괜찮아 괜찮아 팔베개로 눈을 지그시 감은 갯마을


나도 넉넉잡아 한 백년만 기다려 보기로 했다 견뎌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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