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랑부리물떼새가 지구 밖으로 난다 / 양소은
달나라에서 쑥을 깨는 여자가 있다 당초문에 이
끌려 풀밭을 헤맨다 솜털이 하르르 눈을 겨우 뜨기
도, 차가운 칼끝을 반짝, 손톱 밑 경계에 아르르 색
이 돈다
밤이 되어도 눈을 감지 못한 쑥은 별들로 뜬다 입
꼬리가 간지러운 별이 새처럼 쏟아진다 행성들이
우주 속으로 무늬 지고 여자의 아이들은 민들레처
럼 노랗게 익어간다
반질, 봄이면 달이 언덕 위로 날아오르고 구름이
사선으로 흘러갈 때 쑥은 파랗게 운다 내 옆구리에
서 노랑부리물떼새가 지구 밖으로 난다 태양은 돌
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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