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한번 읽어 보는 시

노랑부리물떼새가 지구 밖으로 난다 / 양소은

주선화 2018. 6. 5. 14:34

노랑부리물떼새가 지구 밖으로 난다 / 양소은



달나라에서 쑥을 깨는 여자가 있다 당초문에 이

끌려 풀밭을 헤맨다 솜털이 하르르 눈을 겨우 뜨기

도, 차가운 칼끝을 반짝, 손톱 밑 경계에 아르르 색

이 돈다


밤이 되어도 눈을 감지 못한 쑥은 별들로 뜬다 입

꼬리가 간지러운 별이 새처럼 쏟아진다 행성들이

우주 속으로 무늬 지고 여자의 아이들은 민들레처

럼 노랗게 익어간다


반질, 봄이면 달이 언덕 위로 날아오르고 구름이

사선으로 흘러갈 때 쑥은 파랗게 운다 내 옆구리에

서 노랑부리물떼새가 지구 밖으로 난다 태양은 돌

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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