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이 뚜껑을 닫네
주선화
이어폰을 귀에 꽂고 눈을 감네
창 가리개를 내리지 않아 잠은 안 오고
아이스커피와 핸드폰뿐인 간이 책상
한눈에 들어오는 시계
잠시 후, 대전역이라는 안내방송
잃어버린 물건은 없는지
배경이 배경을 탐색하고
나는 계속 그 자리에서 배경으로 남아 있고
기차가 기차를 스쳐지나가고
또 그 자리에 기차가 들어와
지나치는 시내는 너무 조용하고
밤과 새벽이 헤어진 순간처럼*
터널을 지나가자 다시 환한
멋진 청년이 창 가리개를 내리네
이제는 잠을 잘 시간
어둠이 뚜껑을 닫네*
*이영산의 ‘지상의 마지막 오랑캐 중에서’
*2018년 시애지 12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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