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포탄이 모두 별이 된다면
ㅡ이세룡
세계의 포탄이 모두 별이 된다면
그러면 몰래 감추어둔 대포와
대포 곁에서 잠드는 병사들의 숫자만 믿고
함부로 날뛰던 나라들이 우습겠지요
또한 몰래 감춘 대포를 위해
눈 부릅뜨던 병사와
눈 부릅뜨고 오래 견딘 병사에게 달아주던 훈장과
훈장을 만들어 팔던 가게가 똑같이 우습겠지요
세계의 각종 포탄이 모두 별이 된다면
그러면 전 세계의 시민들이
각자의 생일날 밤에
멋대로 축포를 쏜다 한들
나서서 말릴 사람이 없겠지요
총구가 꽃의 중심을 겨누거나
술잔의 손잡이를 향하거나
나서서 말릴 사람이 없겠지요.
별을 포탄 삼아 쏘아 댄다면
세계는 밤에도 빛날테고
사람들은 모두 포탄이 되기 위해
줄을 서서 차례를 기다릴지 모릅니다.
세계의 각종 포탄이
모두 별이 된다면
감상
ㅡ오세영(시인)
걸프전을 중계하는 TV화면을 통해 밤하늘을 찬란하게 수놓는 미사일의 섬광을 보았을 것이다. 그 무시무시한 포탄이 사실은 인간을 살상하는 무기로 작용하지 않고 하늘에 떠올라 찬란하게 반짝이는 별들이 된다면 얼마나 좋을 것인가. 시인은 본질적으로 사랑과 평화 애호주의자인 까닭에 이런 공상을 한 번 해 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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