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카비스트 -조온윤 두드리는 사람은 없었지만문을 열었어누군가 문틈에 끼워둔 햇빛이발밑으로 툭 떨어졌지 쪽지에는 아무것도 적혀 있지 않았네너무 오래 닫혀 있던 시간에 비해아무것도 밀고하지 않겠다는 듯이 굴러갈 용기가 없어 멈춰 있는 공처럼웅크려 있던 밤에 대해서는 오로지나의 기록에 맡기겠다는 듯이 나는 그 시간을 동면이라고도 적어보고반성이라고도 적어보았지무엇에 대해라고 묻는다면너무 오래 가두었던 그림자에 대해 혼자서만 알고 있던 병명에 대해처음으로 비망을 하듯낯모를 미래에게 편지하면서 낯모를 미래의 손뼉이어깨에 포개지는 듯한 온기에 놀라조용한 실내를 돌아보면서 두드리는 사람은 없었지만 문을 열었어실례한다는 말도 없이열린 문 사이로 들어와몸을 뉘고 있는 빛이 있었지 그것을 주워 펼쳐볼 수 있다면단 한 번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