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표작품

미모사

주선화 2009. 1. 13. 10:44

미모사 / 주선화

 

 

만지면 오그라든다

저녁 숲속으로 날아드는

작은 새 같다

통통 튕겨지던 스무 살의 처녀가

언제였던가

오그라드는 몸에서 초경치는 처녀의

비릿한 내음이 난다

어설픈 간지럼의 젖망울에서

탱탱한 젖살이 만져진다

바실리스크* 같은 사내의 밤꽃향이

울컥, 스쳐간다

더 깊이 오그라든다

연못속의 구릉을 보았다

힘차게 꽃대궁 밀어 올리는 작은 손짓들

손바닥의 실핏줄이 연꽃처럼 돋아나는

자국자국들

말뚝잠 자는 등 뒤로 가시 돋은

노을이 타고 있다

 

 

* 사막에 사는 뱀, 상상의 동물

 

 

*시와 창작 겨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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