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모사 / 주선화
만지면 오그라든다
저녁 숲속으로 날아드는
작은 새 같다
통통 튕겨지던 스무 살의 처녀가
언제였던가
오그라드는 몸에서 초경치는 처녀의
비릿한 내음이 난다
어설픈 간지럼의 젖망울에서
탱탱한 젖살이 만져진다
바실리스크* 같은 사내의 밤꽃향이
울컥, 스쳐간다
더 깊이 오그라든다
연못속의 구릉을 보았다
힘차게 꽃대궁 밀어 올리는 작은 손짓들
손바닥의 실핏줄이 연꽃처럼 돋아나는
자국자국들
말뚝잠 자는 등 뒤로 가시 돋은
노을이 타고 있다
* 사막에 사는 뱀, 상상의 동물
*시와 창작 겨울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