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즈막, 꽃 / 윤관영
상추 따는 여인의 엉덩이가
쌈처럼 보인 적 있다
서 있는 모습으로는 깻잎 딸 때였지만
이는 원경이 좋다
안경알에 떨어진 땀을 입바람으로
분다
네모난 꽃은 없고
네모난 꽃은 없고
나비는 날개가 크지만
몸통은 벌을 닮앗다
잎 다 따가고 남은 곳에 핀 담배꽃
배추꽃, 감자꽃, 장다리꽃, 부추꽃, 가지꽃, 깨꽃
꽃도 인제 먹는 꽃이 예쁘다
이즈막 그렇다
번지는 사과꽃, 복사꽃, 잘 안 뵈는 모과꽃, 살구꽃
꽃은 왜,
둥글 넓적인가
여인의 엉덩이야 그저
묻은 독에서 김치를 꺼낼 때나
장 뜨는 때가 첫대바기 좋지만, 그건
다,
어머니로 해서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