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 드는 시

목련 보신탕

주선화 2009. 5. 6. 07:48

목련 보신탕 / 문성해

 

 

파주시 광탄면을 지날 때면

유독 눈에 띄는 간판

목련 보신탕

 

왜 하필 목련 보신탕인가

지도에도 없는 목련이라는 곳이 있다던가

목련이 한창일 때 그 보신탕집이 들어섰다던가

그맘 때 도실된 개들 눈에는 하얗게 목련이 질려 있어

고깃살이 꽃잎처럼 부드럽다던가

그 집 평상에선 싫어도 목련을 바라보며 음식을 먹어야 한다던가

그래서 꼭 한 둘은 목련에 얽힌 추억담을 이야기 하게 된다던가

급기야 뼈다귀 쌓이는 것도 꽃잎으로 보이면

당신은 뼈도 박도 못하는목련교도가 된다던가

 

그 흔한 네온 빛 하나 담지 못한

하얀 바탕 감은 글씨의

목련 보신탕

꽃과 한판 어우러져

매캐한 누린내가 없어지는그 이름

목련 보신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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