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 드는 시

주선화 2009. 8. 25. 17:25

매 / 윤성학

 

 

매받이는 사냥을 나가기 한 달 전부터

가죽장갑을 낀 손에 나를 앉히고

낯을 익혔다

조금씩 먹이를 줄였고

사냥의 전야

나는 주려, 눈이 사납다

그는 안다

적당히 배가 고파야 꿩을 잡는다

배가 부르면

내가 돌아오지 않는다는 것을

꿩을 잡을 수 있을 만큼의,

날아 도망갈 수 없을 만큼의 힘

매받이는 안다

결국 돌아와야 하는 나의 운명과

돌아서지 못하게 하는 야성이 만나는

바로 그곳에서

꿩이 튀어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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