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상

문학사상 2009 상반기 신인상

주선화 2009. 9. 4. 10:11

달콤한 문 / 손미

 

 

  초희 楚姬*

  붉게 터진 네 아기를 찾으러 갈 시간 너는 맨몸으로 딱딱한 무덤을 나와

우주에 떠 있는 고아원으로 가자 측백나무 가지가 길게 삐져나온 별 하나를

찾자 언젠가 지나오는 길에 노란 손수건을 매어둔  것 같은 나무가  있다

스물일곱 송이 꽃이 폈고 비로소 우리는 가장 아픈 꼭짓점에 있지 토성의

달들이 우리의 소풍을 반겨줄 것이다

 

  초희, 달아나자 우주를 향해 네 것인지 내 것인지 머리카락 뜯으며 ....가

는 길 어디쯤 앉아 단 한 번만 춤을 추자 네 시를 비웃던 남자와 내 삶을 비

웃던 애인이 모퉁이에서 만나 웃거나 혹은 외면하겠지

 

문밖에서 우주가 울고 있다

 

  문을 열면 고아처럼 벼러진 것들이 젖을 찾아 온몸에 파고들어 초희, 우

리는 가서 이름 없는 것들의 어미가 되자

  우리, 가는 길 어디쯤 앉아 별의 꼭지를 잡고 단 한 번만 웃거나 울자 스물

일곱 송이 꽃이 졌고,

  사자가 먹은 제 새끼를 생각하는 기린 한 마리가 우리를 배웅해줄 때 미리

와서 떠돌던 스푸트리크의 개가 마중 나오는 그림자가 보인다

  자, 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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