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 드는 시

안개꽃

주선화 2010. 2. 26. 14:05

안개꽃 / 복효근

 

 

꽃이라면

안개꽃이고 싶다

장미의 한복판에

부서지는 햇빛이기보다는

그 아름다움을 거드는

안개이고 싶다

나로 하여

네가 아름다울 수 있다면

네 몫의 축복 뒤에서

나는 안개처럼 스러지는

다만 너의 배경이어도 좋다

마침내 너로 하여

나조차 향기로울 수 있다면

어쩌다 한 끈으로 묶여

시드는 목숨을 그렇게

너에게 조금은 빚지고 싶다

 

 

 

 

 

'마음에 드는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찬란 / 이병률  (0) 2010.03.15
새떼를 베끼다  (0) 2010.03.02
너를 이루는 말들 / 김소연  (0) 2010.02.03
몰래, (김충규)  (0) 2010.01.21
누가 울고 간다 / 문태준  (0) 2010.01.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