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 드는 시

누가 울고 간다 / 문태준

주선화 2010. 1. 12. 13:27

 누가 울고 간다 / 문태준 

 

 

 밤새 잘그랑거린다

 눈이 그쳤다

 

 나는 외따롭고

 생각은 머츰하다

 

 넝쿨에

 작은 새

 가슴이 붉은 새

 와서 운다

 와서 울고 간다

 

 이름도 못 불러 본 사이

 울고

 갈 것은 무었인가

 

 울음은

 빛처럼

 문풍지로 들어온

 겨울빛처럼

 여리고 여러

 

 누가

 내 귀에서

 그 소릴 꺼내 펴나

 

 저렇게

 울고

 떠난 사람이 있었다

 

 가슴속으로

 붉게

 번지고 스며

 이제는

 누구도 끄집어 낼 수 없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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