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련과 백 년 / 주선화
함안 가야읍 말산리 백련이 피었다
텅 텅 거리는 텅 빈 몸으로
대롱 속으로 줄줄이 흐르는 물길 속으로
백년이 지나슴직한 역사 속으로
백년이 지나면 저 빛 밀어 올릴 수 있을까
백년이 지나면 적멸의 백련이 될까
긴 시간동안 흰 빛 끌어올리기 위해
들숨과 날숨으로 푸른 꿈꾸었던가!
뜨거운 피 맑게 승화시키면
아슴한 백련이 될까
소금쟁이 물 위로 날고
반영의 그림자에 취해
한 생 즐거웠으리
홀로 서 있는 순결한 생
연 (蓮)
찜질 방 가자고하더군요
안된다했습니다 생리중이거든요
육십이 넘은 형님들
젖꼭지가 보고 싶다 합니다
사방이 볼그스레한 젖꽃판
연꽃을 밀어올린것 같잖니?
보아라! 직립의 슬픔
붉은 반점 아릿한
방울방울 모여든 고요
고개 떨구지 못하는 고통
밑바닥에서 차오르는 절정
물의 몸이 되어 저렇게 활짝
깁거나 수선해도 되돌릴 수 없는
꿈, 꿈일 뿐이지
2012년 마산문학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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