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한번 읽어 보는 시

씀바귀 / 문효치

주선화 2014. 8. 18. 10:07

씀바귀 / 문효치

 

하체가 부실하다 하여

등산을 했다

 

허위허위 오른 산

땀 씻으며 둘러보니

저만치 차가운 돌에

'남평 문씨 00의 묘'라

 

아뿔싸, 이렇게 힘들게 오른 곳이

남의 무덤이었구나

 

하기야 죽음에 이르는 길만큼 높은 곳이 또 있을까

쓴 물이 몸에 고이고 얼굴이 노래지는구나

저 아래, 둥글레 조개나물 쑥 할미꽃 등속

영문 모르기는 마찬가지

재잘거리며 올라오고 있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