씀바귀 / 문효치
하체가 부실하다 하여
등산을 했다
허위허위 오른 산
땀 씻으며 둘러보니
저만치 차가운 돌에
'남평 문씨 00의 묘'라
아뿔싸, 이렇게 힘들게 오른 곳이
남의 무덤이었구나
하기야 죽음에 이르는 길만큼 높은 곳이 또 있을까
쓴 물이 몸에 고이고 얼굴이 노래지는구나
저 아래, 둥글레 조개나물 쑥 할미꽃 등속
영문 모르기는 마찬가지
재잘거리며 올라오고 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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