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다 / 이향
어딘가에 닿으려는 간절한 손짓
펄럭이다 돌아오는 사이
이미 내 목덜미를 감고 있다
낙타가 모래바람을 건널 때 순한 눈을 가려줄 속눈썹 같은,
깊은 밤 베개 밑에서 긴 머리카락을
쓰다듬어줄
손가락 같은, 그 빛에 싸여
우리는 이미 가고 있는 것일까
언젠가 어쩔 수 없이 몸을 놓아야할 때
가만히 내미는 손
초면 같지 않아 오래 들여다보면
따라가보고 싶지만
아직은 이 골목 저 골목 당신을 기웃거리는
그 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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