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 / 김종현
나는 날개를 배반했다
날개는 푸른 하늘을 배반했다
너희가 주는 풍족한 먹이로
몸뚱이는 비대해졌다
뼛속 꽉 채운 대가로 나는
허공에서 소외되었다
어느 날
사각의 철창 속에서 사육되고 있는 나를
보았을 때
모든 것은 되돌릴 수 없음을 비로소 알았다
나는 어쩔 수 없는 닭대가리였음을
그렇게 날개의 역사에서, 나는
지워졌다
닭 / 김종현
나는 날개를 배반했다
날개는 푸른 하늘을 배반했다
너희가 주는 풍족한 먹이로
몸뚱이는 비대해졌다
뼛속 꽉 채운 대가로 나는
허공에서 소외되었다
어느 날
사각의 철창 속에서 사육되고 있는 나를
보았을 때
모든 것은 되돌릴 수 없음을 비로소 알았다
나는 어쩔 수 없는 닭대가리였음을
그렇게 날개의 역사에서, 나는
지워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