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점
ㅡ이영옥
마흔 정도의 발달장애 아들과 칠순쯤의 어미가 손을 잡고 온다 마주 오던 나를 보고 아들이 웃는다 실크 옷에 주름지듯이 웃는다 오만상을 찌푸린 어미가 그악스럽게 아들 팔을 당긴다 질질 끌려가며 목을 비틀며 웃는다 반드시 전해야 할 웃음이라도 있다는 듯이 웃는다 돌멩이처럼 차갑게 굳은 어미가 전 생애를 끌듯이 아들을 끌고 간다 낙엽만 굴러가도 깔깔깔 웃었을 어미의 그 많던 웃음을 천천히 빨아들인 아들은 그 웃음이 어디에서 온 줄도 모르고 아무리 소비해도 남아돌 웃음을 물 쓰듯이 쓴다
ㅡ이영옥
마흔 정도의 발달장애 아들과 칠순쯤의 어미가 손을 잡고 온다 마주 오던 나를 보고 아들이 웃는다 실크 옷에 주름지듯이 웃는다 오만상을 찌푸린 어미가 그악스럽게 아들 팔을 당긴다 질질 끌려가며 목을 비틀며 웃는다 반드시 전해야 할 웃음이라도 있다는 듯이 웃는다 돌멩이처럼 차갑게 굳은 어미가 전 생애를 끌듯이 아들을 끌고 간다 낙엽만 굴러가도 깔깔깔 웃었을 어미의 그 많던 웃음을 천천히 빨아들인 아들은 그 웃음이 어디에서 온 줄도 모르고 아무리 소비해도 남아돌 웃음을 물 쓰듯이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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