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 드는 시

까마귀와 나 / 주선화

주선화 2020. 12. 23. 21:28

까마귀와 나

 

ㅡ 주선화

 

 

이 산중

까악 까악 까악

너라도 반갑다

 

도시에서 너를 만났다면

퉤 퉤 퉤

침을 세 번 뱉을 테지만

 

흙덩이를 궁굴리며 가는

이파리도

작은 바람에도 몸을 뒤집는

개미도

 

이 깊은 산중

외따로 홀로 서 있으니

 

바스락거리며 사라지는

까마귀도 귀하다

나도 귀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