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 드는 시

봄비에 젖은 / 길상호

주선화 2021. 5. 26. 11:29

봄비에 젖은

 

ㅡ 길상호

 

 

약이다

어여 받아먹어라

봄은

한 방울씩

눈물을 떠먹였지

 

차갑기도 한 것이

뜨겁기까지 해서

동백꽃 입술은

쉽게 부르텄지

 

꽃이 흘린 한 모금

덥썩 입에 물고

방울새도

삐! 르르르르르

목젖만 굴려댔지

 

틈새마다

얼음이 풀린 담장처럼

나는 기우뚱

너에게

기대고 싶어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