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드문
-권영유
개기월식이라는 뉴스에 옥상으로 가본다
붉은 달이 초콜릿 듬뿍 묻힌 초코파이 같다
한 입 베어 문 그때
평화동에 산 적 있다 절취선 같은 골목 따라가면
노인이 듣보기안경으로 거스름돈 꺼내주던
구멍가게가 나왔다 초코파이 한 상자 어김없이 한
봉지씩 우물거리는 밤 별들도 그 부스러기였다
네가 갈래? 내가 갈까? 자매끼리 서로 떠넘기다
마지못해 사라갔던 그 가게, 초코파이만큼은 늘
채워져 있었다 날마다 야금야금 갉아먹는 열다섯,
빈 봉지 털어보듯 용돈도 털려갔다 속을 채우고
담아도 늘 고팠던 그때의 정은 오직 초코파이
오리온자리를 찾아본다
그 자리 뜯어보면
열 두 개의 촉촉한 정이 있다
*나의 감상
초코파이라는 대상에 대해
추억을 꺼내 성찰이 돋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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