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 드는 시
폐교를 가다 / 김종빈
오래 전 닫힌 문을 가만히 밀어본다
낮선 이름들만 만져지는 텅 빈 자리
봄 여름
그리고 가을 겨울이 먼지로 앉아있다
칠판엔 지우다 남은 시간이 멈춰잇다
귀 닳은 책상 밑에 뒹구는 몽당연필
누군가 흘리고 갔을 마음 하나 줍는다
(시조세계 2008년 가을호)